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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피클볼 동호회 <투덜새>
동호회사진

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SPORTS1에서 발췌 되었습니다.

피클볼 동호회 투덜새(T.T.S)의 정기 모임이 있는 토요일. 서울중산초등학교(이하 ‘중산초등학교’) 체육관에 모인 회원들이 자신의 연습 차례를 기다리며 유쾌하게 안부를 나눴다. 패들로 공을 칠 때 울려 퍼지는 경쾌한 소리가 코트를 누비는 동호인들의 흥을 돋우며 체육관에 열기를 더했다.

친구들과 피클볼을 치고 싶어서

친한 친구들끼리 취미 운동을 만들기 위해 가볍게 시작된 모임은 1년 8개월 만에 신규 가입 문의가 이어지는 인기 클럽으로 성장했다. 2년 전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피클볼을 제안했던 사람은 안성범 부클럽장이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친누나를 만나러 미국에 갔다가 우연히 피클볼을 접하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미국에 놀러 간 김에 여기저기 다녔는데 어딜 가나 사람들이 피클볼을 치고 있는 거예요. 처음 보는 운동이었는데 다들 하고 있으니 궁금하기도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친구들을 만나면 놀거리가 PC방 가는 것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피클볼 하는 사람들을 보니 되게 재밌어 보여서 저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친구들이랑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말처럼 피클볼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뉴스포츠다. 패들과 공, 적당한 공터만 있다면 간단히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 미국에서는 주차장이나 공원, 때로는 해변에서도 피클볼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안성범 부클럽장의 제안에 흥미를 느낀 친구들은 한국에서 피클볼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고, 그렇게 마포구피클볼협회 조윤환 코치와 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클럽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직접 코트에 서서 패들을 잡고 공을 쳐 보니 피클볼은 말로만 듣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스포츠였다. 네 명의 창단 멤버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느새 피클볼에 푹 빠져들었다.

투, 덜, 새 is 피클볼 데이!

2023년 9월에 처음 결성돼 어느새 회원 수 40명을 꽉 채운 투덜새는 2030 회원들로만 이뤄진 젊은 동호회다. 처음 계획했던 운동 시간인 평일 저녁 시간대였고, 마포구에서 결성된 모임이었기에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모이기 좋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진 클럽장은 처음에는 회원을 모으기 위해 연습 장소를 일부러 한강공원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농구 코트나 테니스 코트 근처에서 테니스도, 배드민턴도 아닌 처음 보는 운동을 신나게 즐기는 멤버들에게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원래 사이클 취미를 갖고 있던 황현종 회원 역시 자전거를 타고 오가다가 투덜새가 운동하는 모습에 관심이 생겨서 체험해 보게 되었고, 지금은 열성적인 회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투덜새의 정기 모임일은 화요일(Tuesday), 목요일(Thursday), 토요일(Saturday)로, 모임명인 투덜새(T.T.S)이란 뜻이 반영되어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한강공원과 망원유수지 구민체육센터 앞에서 연습하고 토요일에는 중산초등학교 체육관을 빌려 연습하는데, 요즘 같은 겨울에는 야외 운동이 어려워 토요일에만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의 모임, 언뜻 횟수가 많은 듯 보이지만 투덜새 회원들은 언제나 피클볼에 목마르다.
“2023년 겨울엔 운동을 정말 하고 싶은데 마땅한 구장이 너무 없어서 한 50군데 정도 전화를 돌렸었어요. 그런데 학교 체육관은 이미 선점한 동호회가 많아서 빈자리를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 와중에 마지막으로 전화한 곳이 이곳 중산초등학교였는데, 간곡히 부탁해서 토요일 연습을 허락받을 수 있었어요.”
운영진과 회원 모두 연습할 공간만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신입 회원을 받았을 거라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허진 클럽장은 지금은 토요일 3시간으로 모임 시간이 한정되어 어쩔 수 없이 신입 회원의 가입을 잠시 유보하고 있지만, 날이 풀려 야외 운동도 가능해졌을 땐 다시금 많은 사람과 피클볼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동호회 사진
배울수록 빠져드는 피클볼의 매력

소위 피클볼은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를 결합한 운동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세 종목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인데 그에 반해 규칙이 훨씬 쉽고 습득도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하루 만에 배울 수 있으며 타 동호회에서는 가족끼리 즐기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간혹 피클볼이 시니어 운동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오히려 피클볼의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다는 방증이 된다.
패들이 상당히 가볍고 코트가 상대적으로 좁아 부상 위험이 적고, 요령이 생기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도 않아서 각자의 실력에 맞게 랠리가 가능하다. 황현종 회원은 상대편을 우선하는 판정 또한 피클볼의 독특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친 공이 인인지 아웃인지 애매할 때는 항상 공을 받고 있던 상대편이 유리하게끔 점수를 주도록 되어 있어요. 피클볼의 이런 특징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도 반영되어서인지 피클볼 동호인들은 무조건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다 같이 즐기고 발전하자는 마음이 크고, 신입 회원이나 게스트가 왔을 때도 좀 더 배려하면서 플레이하는 것 같아요.” 물론 진입장벽이 낮다고 해서 마냥 만만하게 여길 운동은 아니다. 좀 더 실력을 키우고 싶은 회원들에게는 달성해야할 목표가 많다. 장수영 회원은 피클볼이 배울수록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호회 활동은 처음인데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 주며 즐겁고 유쾌하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꼭 피클볼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운동이 있다는 걸 알아주시기만 해도 감사할 것 같아요. 그래야 피클볼 종목이 더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테니스나 배드민턴과 피클볼의 가장 큰 차이는 네트 주변으로 논 발리 존(Non-Volley Zone)이 존재한다는 거예요. 그 공간에서는 발리를 할 수 없으니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전략과 기술들이 있어서 배울수록 더 다채로운 재미가 있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피클볼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피클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전용 구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축구나 야구와 달리 공간의 제약이 크지 않아 테니스 코트나 배드민턴 코트, 혹은 공터에 네트 하나만 놓고도 피클볼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투덜새 회원들에게는 전용 구장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있다.
안성범 부클럽장은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그저 피클볼이라는 운동을 알아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소박한 소망을 꺼냈다.
“젊은 사람들일수록 나이 드신 분들에 비해 동호회 활동이 적을 수밖에 없잖아요. 저희도 동호회 활동은 처음인데 앞에서 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 주며 즐겁고 유쾌하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꼭 피클볼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운동이 있다는 걸 알아주시기만 해도 감사할 것 같아요.
그래야 피클볼 종목이 더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동호회 안내

SNS: 인스타(@t.t.s_pickleball.club)
결성 시기: 2023년 9월
동호인 수: 약 40명
모임 주기: 주 3회 (화, 목, 토)
주요 활동: 정모, 국내 및 국제대회 출전, 타 클럽 친선 교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