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SPORTS1에서 발췌 되었습니다.

우하람 선수는 탄성 넘치는 모습으로 튀어 올라 기계처럼 절도 있는 모습으로 공중회전을 선보인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불필요한 동작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다이빙 저변이 넓지 않은 국내에서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실력이었다. 부상으로 잠깐 쉬는 동안 더 높이, 더 빠르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우하람 선수의 늠름한 모습이 공개되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다이 빙결선에 진출해 11위를,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거머 쥐고 2019년 세계선수권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4위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우하람 선수의 허리 부상 소식이 알려진 것은 무엇보다 6월 말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우하람 선수 본인의 실망이 컸다.
"5월달부터 조금씩 허리 통증이 있었는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나가야 한다는 생 각으로 계속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어요. 그런데 대회 직전 주말에 마지막 훈련에 임했 는데, 심한 통증이 찾아오더라고요. 도저히 대회에 나갈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포기하고, 이후에는 재활 훈련에 계속 매진했어요."
다행히 지금은 재활훈련 막바지에 이르고 있고, 다시금 다이빙 훈련으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작년까지 5년간 체력훈련을 담당했던 윤현석 전 국가대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허리와 엉덩이의 근력을 키워냈다. 오히려 근육 운동도 꾸준히 병행 한덕분에 부상 전에 비해 15kg 이상 체중을 증량하면서 한층 힘을 키웠다. 통증은 줄어들고, 힘은 강해졌으니 힘들었던 만큼 우하람 선수는 더욱 성장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하람 선수가 처음 다이빙을 만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방과후 수업 때였다. 생소하고, 특이하다는 이유로 끌려 선택한 다이빙이 장래 희망으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점프와 낙하, 입수까지 고작 1초에서 3초의 찰나에 자 신의 기량을 펼쳐야하는 스포츠에 대한 끌림은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이빙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당시 홍명희 코치는 우하람 선수에게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권유했고, 곧 이 뛰어난 안목은 우하람 선수의 눈부신 성적으로 증명되었다. 우하람 선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선수 최초 결선 진출, 2020 도쿄올림픽 4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걸출한 선수로 우뚝 섰다. 그런데 막상 수많은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그는 자신이 이뤄낸 결과에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제가 지금까지 내왔던 성적이 최초이긴 하지만, 진짜로 최초 타이틀을 얻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최초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랑스러운 한편,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지난 2020 도쿄올림픽이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와 3m 스프링보드에서 모두 4위에 오르며 한창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때, 코로나19가 터졌다. 올림픽을 위해 몸을 만들어왔던 컨디션이 한 차례 꺾였고, 코로나19로 인해 마땅히 훈련할 만한 장소도 찾기 어려웠다. 국가대표 합숙이 없는 시기에는 다이빙 훈련도 하지 못해 체육관에서 체력훈련만 해야 했다. 그러니 메달을 목표로 올림픽에 나섰지만 훈련량도 박자감도 부족했고, 대회 직전까지도 감을 잡지 못했다. 그나마 4위라는 대기록은 기존에 해왔던 훈련이 빛을 발했기에 가능했다.
"2020 도쿄올림픽 4위라는 성적 자체에는 만족했지만 그 내용이나 과정은 불만족스러웠어요. 제가 생각하던 만큼 동작들이 안나왔고 퍼포먼스가 안나와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첫 메달의 기회를 노렸던 우하람 선수에게는 조금 아쉬운 결과 였을지 모르지만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다이빙 종목에서 메달권인 선수가 나왔다는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고, 다이빙에 대한 관심도 모였다.
다이빙 선수에게 있어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이다. 아무리 연습 때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컨디션이 좋았다고 해도 막상 대회에 나가서 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게다가 다이빙에서는 한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의 동작을 선보이면서도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하람 선수는 마음가짐만으로도 다이빙 선수가 되기에 충분했다.
"'할 수 있다'보다는 '당연히 잘할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편이에요. 왜냐하 면 제가 이만큼 열심히 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당연히 잘할 수밖에 없다고 느끼거든요. 물론 그만큼 훈련하지 않았다면 이런 마음이 자만심이겠지만, 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훈련했습니다."
우하람 선수는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매일 1시간씩 더 오래 남아서 훈련할 정도로 독종이었다. 게다가 미련하고 우직하게 운동하는 타입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동작을 골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동하는 타입이다 보니 다른 선수 보다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었다.
이제 제대로 몸과 마음을 모두 갈고 닦아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우하람 선수는 다시금 자신의 유일한 목표인 올림픽 메달을 위해 다이빙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낯선 종목에서 새로운 스포츠 스타가 탄생해 우리를 놀라게 할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