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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히어로

2023년 5월 스포츠히어로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
"쫄지 마, 대충 쏴!"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
선수사진
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에서 발췌 되었습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 3관왕에 빛나는 안산. 같은 해 개최된 2021 양궁 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등 양궁선수로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써내며 '양궁 황제'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었다. 안산 선수가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설 태극전사로 확정됐다. 지난해 이미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혔으나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선발전을 다시 치렀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지만 '쫄지 마, 대충 쏴'라는 평소의 자신감으로 차분히 대회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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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아시안게임, 도전의 시작

안산 선수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선발을 확정지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려운 것이 한국의 양궁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하니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로서도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작년에 이미 국가대표로 선발돼 훈련하던 중 대회 취소 소식이 들려왔고, 매해 선발전을 치르는 양궁의 특성상 올해 다시 도전해야 했다.
"이미 연기된 걸 어떡하겠어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요.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선발되면 7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2개의 메이저 대회에 연달아 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발전을 다시 준비했습니다."
올해는 선수촌에 입촌해 좀 더 체계적인 훈련과 멘탈케어를 받았다. 덕분에 작년 선발전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선발전이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쿄 올림픽 3관왕 타이틀을 얻은 이후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진데다 스스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탓이다.
"자꾸 욕심이 생기다 보니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실수 발을 쏴도 영향을 안 받는 편인데 이번에는 좀 연연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선발전을 통과했으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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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이후 양궁 생활체육으로 인기

안산 선수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이 된 이후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많이 탔다.
"양궁은 보통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 반짝 사랑받다가 금세 시들해지는 종목입니다. 그래서 저에 대한 관심도 한두 달이고 얼마 후면 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팬들의 관심이 더 오래 갔고 더 뜨겁게 사랑받은 것 같습니다."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광고나 화보도 찍었는데 안산 선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 당시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돌아볼 수 있어 매우 유의미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양궁이라는 스포츠 자체에 관심을 갖고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사람들, 동호회 체육인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양궁은 다른 종목에 비해 관중이 많지 않은 종목인데 도쿄 올림픽 이후로는 먼 곳에서도 경기를 보러 오셔어 응원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양궁을 생활체육으로 시작했다'며 편지를 건네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양궁에 관심을 가져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양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라 경기에 임할 때 선수가 받게 되는 중압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럴 때마다 안산 선수는 '쫄지 마 대충 쏴'라고 혼잣말을 되뇌곤 한다.
"양궁은 사선(射線) 위에서 오로지 선수 혼자의 힘으로 해내야 하는 종목입니다. '대충' 하자는 다짐은 내가 평소에 하던대로 하자는 의미입니다. 하지 않던 시도를 하다 보면 실수가 생기잖아요." 슈팅타임도 굉장히 빠르다. 활시위를 당기고 1초 내에 발사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짧은 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거듭한 결과다.
"저도 시위를 오래 겨누는 편이었는데 슈팅 타임을 줄이는 훈련부터 시작해서 점차 정확도를 높여나가는 방식으로 저에게 맞는 슈팅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양궁에 관한 한 '하늘이 내린 천재들이 다 밀집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한국은 세계 최강국이다. 그러나 안산 선수는 '원래 잘하는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양궁 실력이 좋은 것은 더 많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느낀느 자부심과 자신감도 큰 것입니다."
선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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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m 앞 지름 12cm의 과녁에 대한 사랑

안산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을 처음 접했다. 집중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유인물을 보고 호기심에 신청한 것이 시작이었다. 양궁을 시작한 지 10여 년, 안산 선수에게 양궁은 애증이 뒤섞인 존재라고 말한다. 70m 앞에 있는 지름 12cm의 좁은 과녁을 향한 사랑은 종종 미움이 되기도 한다고. 과녁이 잘 맞을 때는 양궁이 너무 좋아 매달리다가도 잘 안 맞으면 금세 싫어지기도 하지만 슬럼프와는 거리가 멀다. 슬럼프가 있었냐는 질문에 안산 선수는 망설임의 기색도 없이 '없었다'고 단언한다. 어떤 경우에도 '슬럼프'로 규정하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고.
"지금껏 스스로 슬럼프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점수가 안나오는 날은 '오늘은 잠깐 컨디션이 안 좋은가보다'라고 생각해요. 자세나 장비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도 합니다. 슬럼프라고 규정하고 나면 오히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수도 있어요."
이제 항저우아시안게임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안게임은 다른 대회와 달리 4명이 출전해서 예선전(싱글라운드)을 치르는데 예선 3위까지는 단체전을 뛸 수 있고 예선 2위까지는 개인전을 뛸 수 있고 예선 1위는 혼성전까지 뛸 수 있다. 대표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인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는 섣부르다.
"만약 예선에서 4위를 하게 된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이 예선전만 치르고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예선전을 잘 치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단체전 출전이고 운이 좋으면 개인전까지 출전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메달에 대한 목표는 그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도쿄올림픽 이후로 팬들의 응원 소리에 익숙해진 안산 선수는 "저도 이제 팬들을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며 경기장에서든, TV 앞이든 응원을 해달라고 당부한다. 안산 선수는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