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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히어로

2023년 8월 스포츠히어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선수권
최강의 복서
오연지 선수
선수사진
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에서 발췌 되었습니다.
2018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지난 3월에 개최된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성공한 오연지 선수(울산광역시청). 전국체육대회 10연패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금메달을 획득한 아시아 최강의 복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기록을 세웠다.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에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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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복싱의 역사를 새로 쓰는 황금 펀치

오연지 선수는 2011년 전국체전에 여자복싱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현재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 복서다. 지난해 전국 체전에서도 어김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10연패를 기록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부상으로 불참했던 2019년 태국 대회를 제외한 2015년 중국, 2017년 베트남, 2022년 요르단까지 아시아복싱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서 아시아 최강의 여자 복서임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특히 2022년에는 최우수 선수(MVP)로도 선정돼 더욱 화제가 됐다.
오연지 선수의 메달 행진은 세계선수권 대회로도 이어져 2018년과 뉴델리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와 지난 3월, 5년 만에 다시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2강부터 8강까지 심판 전원의 5:0 판정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기에 경기를 지켜본 팬 입장에서는 메달 행진이 동메달에서 멈추어 다소 아쉬웠지만 오연지 선수는 '희열을 느꼈던 경기'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선수로서 희열을 느끼는 일이었어요. 2018년에 이어 2023년에도 메달까지 땄으니 그동안의 노력에 보상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음 시합에서는 더 잘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오연지 선수가 말하는 '다음 시합'은 올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 역시 이미 가장 높은 곳에 서보았던 대회다. 오연지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탇. 베트남, 중국, 북한, 타이 등 줄줄이 강자를 만나는 대진표를 손에 들고도 오로지 실력으로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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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가 무색한 오뚝이 선수

늘 메달 행진의 주인공처럼 살아온 듯하지만 사실 그에게도 슬럼프가 적지 않았다. 아니 많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대회 출전이 무산된 적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예선에서도 편파판정 논란 속에서 올림픽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실력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고 느껴질 때마다 선수로서 회의감이 밀려오지 않았을까? 하지만 오연지 선수는 그럴 때마다 새로운 메달을 목에 걸며 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보였다. 2014년 아시안 게임 출전이 좌절된 후에도 전국체전에 나가 당당히 4연패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듬해에는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사상 첫 아시아 제패'라는 기록을 썼다. 그녀가 가는 길이 곧 한국 여자복싱의 역사가 되었다. 언론에서도 그를 '오뚝이 같은 선수'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슬럼프가 왜 없었겠어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열심히 해도 안 될 때가 있구나 싶을 때는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운동을 좀 게을리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늘 똑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 그만둘래? 정답도 늘 똑같아요. 그만둘 수 없다. 스스로 그렇게 자문자답하면서 다시 또 시작하는 거지요."
오연지 선수는 장신과 긴 팔이라는 신체적 장점을 갖춘 선수이다. 긴 팔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기술로 상대 선수의 빈틈을 파고든다. 타고난 신체적 장점과 운동신경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물론, 훈련이다. 훈련으로 다듬어진 그의 비장의 무기는 '빠른 발'을 활용한 스텝인데 남자 선수 못지 않은 테크닉으로 평가받는다.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맞는 것이 무섭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도 맞는 것은 무서워요. 안 맞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니 발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어요."
오연지 선수는 말수가 적기로도 유명한 선수다. 한마디를 내뱉을 때도 머릿속에서 수만 가지 고려를 하는 듯한 조심성을 보이며 말을 아끼는 선수다. 그렇기에 맞는 것이 무서워 발이 빨라졌다는 말도 농담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선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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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은 멋진 스포츠이죠, 항저우에서는 더 멋진 모습 기대"

오연지 선수는 복싱의 매력에 대해 '멋진 스포츠'라고 말한다. 복싱을 처음 시작한 것도 멋져 보였기 때문이라고.
"제가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라 막연하게 운동선수가 되는 꿈을 꾸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수영이나 태권도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집안 형편상 영어 수학 학원 다니기도 빠듯할 때여서 부모님에게 조르지 못했어요. 대신 외삼촌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복싱을 시작했어요. 거기서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삼촌은 전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전진철 선수다. 오연지 선수의 운동신경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지금의 오연지 선수를 키운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사실 저도 언제부터 복서가 되고 싶아고 생각했는지는 생각이 잘 안나요. 이왕 복싱르 시작했고 잘할 수 있는 것도 복싱이라 자연스럽게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이 눈앞으로 다가운 지금, 오연지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한다. 메달 색깔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18년보다 더 향상된 기량을 팬들에게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빋는다.
"격하게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하면 더욱 힘이 나고 엔돌핀이 솟는 걸 느낍니다. 저를 보며 힘을 얻는다는 팬들의 응원 메시지에 감동을 받은 적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운동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복싱 선수로서 자부심도 생깁니다."
힘들 때마다 팬들의 응원 함성을 떠올린다는 오연지 선수는 팬들에게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어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확실히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팬들에 대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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