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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히어로

2023년 11월 스포츠히어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빛나는
황금 막내
양궁
임시현 선수
선수사진
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에서 발췌 되었습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양궁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 담았는데 그 중심에 대표팀의 황금 막내 임시현(한국체대 2022학번) 선수가 있었다.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의 금메달을 견인했으며 개인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양궁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여자 MVP로도 선정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첫 국제대회에서 이룬 성과라 금빛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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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년 연기로 다시 얻은 기회

지난 9월 아시안게임 금메달 3관왕으로 여자양궁의 '황금 막내'로 등극한 임시현 선수. 연이어 출전한 10월 전국체전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까지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 3장을 확보했다. 연이은 강행군 속에서도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으니 2023년을 그 누구보다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위기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알고 보면 임시현 선수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찾아왔다.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됐거든요. 두 번째 선발전을 준비할 때는 보강해야 할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습니다."
이번 선발전에서 1위로 통과해 일찌감치 아시안게임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부담감은 없었다. 오히려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는 감사한 마음이 큰 동력이 되어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만, 대학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한다. 아무리 연습에 욕심을 부려도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니 선배들의 연습량을 따라잡기가 힘들어 불안했다.
"시합 때문에 파리에서 새벽에 일어나 수강 신청을 하느라 두 과목을 놓쳤어요. 학점을 채우려면 진천선수촌 입촌 후에도 야간 수업을 들어야 했던 상황이라 막막했는데 다행히 교수님께서 양해해 주신 덕분에 하반기부터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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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해 더 많이 배워

첫 금메달은 이우석 선수와 한 팀을 이룬 혼성 단체전에서 나왔는데 일본 선수들을 6-0으로 크게 제압했다.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중국팀을 상대로 세트 점수 5-3으로 꺾으면서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서로 1~2점씩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아슬아슬한 겨루기가 이어졌는데 그때마다 약속이나 한 듯 임시현 선수가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았다. 특히 여자 단체전에서는 총 8번의 시위 가운데 6개를 10점에 맞추면서 단체전 우승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지만 '결과는 선배들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단체전은 말 그대로 단체전이라 서로의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선배들이 시작을 잘해줬기 때문에 마음 놓고 쏠 수 있었어요. 우석 오빠도 '나만 믿고 쏘라'고 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개인전은 도쿄올림픽 3관왕인 안산 선수와 맞대결로 금메달, 은메달을 다투어야 했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자신을 믿기로 했다.
"안산 언니가 올림픽 3관왕이라 정말 많이 긴장했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내 자신이 제일 잘 아니까 나를 믿어보고 싶었어요.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경기 끝나자마자 언니가 '축하한다'고 말해주어 너무 고맙더라고요. 저 역시 언니와 함께한 경기라 너무 좋은 경기였거든요."
선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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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함은 연습량에서 나와

임시현 선수가 활을 잡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다. 지난해 2022학번으로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해 현재까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처음엔 어린 마음에 활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것이 놀이처럼 신났어요. 양궁은 지금도 재미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친구들이랑 양궁 카페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색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재미 삼아 시작했지만 그 후로 내딛는 걸음은 양궁 한길을 향하고 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양궁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하고 싶었으나 그의 고향인 강릉에는 마땅한 중학교가 없었다. 고심 끝에 부모님 곁을 떠나 원주로 유학을 감행했다. 양궁에 재능을 보이던 임시현 선수는 서울체고로 진학하면서 기량이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코치님 덕분이었어요. 코치님이 저를 붙잡고 될 때까지 도와주셨거든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커 코치님한테 메달 하나라도 안겨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기록도 같이 올라갔던 것 같아요."
임시현 선수는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대담하게 활을 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쟁쟁한 선배들과 겨루면서 주눅 들지 않고 시원하게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대담함은 '연습량'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주변 환경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준비한 경기를 펼쳐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는 편입니다. 충분히 준비했다면 자신을 믿어야죠. 결과는 연습한 만큼만 나온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임시현 선수는 운동이 잘 안 풀릴 때면 과감하게 훈련을 멈추고 산책을 한다거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될 때쯤 다시 활을 잡으면 훨씬 더 운동이 잘된다고 한다.
지난 11월 9일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여자양궁 파리 올림픽 티켓 3장을 확보했지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다시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임시현 선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SNS에 응원 댓글을 달아주셔서 더욱 힘이 나고 있어요. 그의 말마따나 임시현 선수의 거침없는 금빛 행진이 파리 올림픽까지 이어지길 응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양궁의 '황금 막내'로 인정받을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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