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대한체육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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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4연패에 성공하며 성적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이뤘다. '젊은 대표팀'의 중심에는 주장 김혜성이 있었다. 2020 도쿄 올림픽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혜성 선수는 발목 부상으로 빠진 이정후 선수 대신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꿈을 이루고 금메달이라는 완벽한 결과물까지 만들어낸 김혜성 선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으로 향하는 그날을 위해 멈추지 않고 전력 질주할 계획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연령 제한으로 인해 역대 최약체 소리를 들었다. 설상가상 투타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구창모, 이정후 선수의 합류가 불발되며 불안감이 커졌고 아시안 게임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패해 위기는 현실이 됐다.
"프로팀에서 뛸 때는 매일 경기가 있어서 '오늘 못하면 내일 만회하자'는 마음으로 임하면 되지만 국가대표는 한 경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압감이 상당히 큽니다. 대표팀을 몇 번 경험하면 적응될 줄 알았는데, 나갈 때마다 긴장되고 부담되더라고요."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김혜성 선수는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활약해 2-0 승리를 견인했다. 한일전 승리에 이어 다크호스 중국도 꺾은 후 결승에 올라 대만과 다시 만났다. 두 번째 성사된 대결은 복수를 벼른 우리나라 대표팀의 2-0 통쾌한 승리였고, 위기의 한국 야구 희망을 살린 우승이었다.
"조별 리그에서 대만에 졌다고 대회가 끝나는 게 아니었어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에 빨리 팀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대만전 패배 후 선수들에게 했던 말도 '대만은 우리가 결승전에 또 만날 상대다. 예선 때 이기고 결승에ㅓ 지면 마음이 더 아프지 않겠나. 그러니까 결승에서 이기자'였습니다."
태극마크는 자부심, 항상 국가대표가 목표
김혜성 선수는 인천 동산고 재학 당시에도 2016년 청소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유망주였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할 때도 기대주로 주목 받았지만 당시에는 프로야구 최고 유격수 김하성 선수가 있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입단 동기 이정후 선수는 프로 첫해부터 승승장구하며 국가대표 단골선수가 됐다.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도 있었지만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를 꿈꿨어요. 프로에 와서는 동기들이 먼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보며 '나도 빨리 국가대표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친구들이 대견하게 느껴졌고, 응원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태극마크 꿈은 2021년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기회가 생겼다. 그해 공격과 수비에서 성장세를 보여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고, 성적도 타율 0.615(13타수 8안타)로 '국제용' 면모를 보였다. 2023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갔고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선 연속 주장을 맡았다.
"국가대표는 태극기를 달고 뛰는 거라 그 자체가 자부심이고, 스스로 뿌듯하기도 합니다. 국제대회는 어떤 대회든지 출전할 때마다 야구 보는 눈을 넓게 해주는 것 같아요. 다른 스타일의 세계 야구를 경함하면 생각도 더욱 깊어집니다. 후배들에게도 대표팀을 많이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 역시 항상 국가대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